공부자께서는 “예절이 아니거든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말라”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우리 성균관은 평소에 배운 바의 도덕과 윤리와 예절을 생명처럼 존중하여, 학문과 지조를 숭상하고, 청렴강직한 기상을 길러, 대한민국 민주공화(民主共和) 유림의 학풍을 조성하고, 철저한 합리주의와 중용사상과 대동세계를 지향하여, 사회 통합과 조국 통일과 국제 조정의 중심적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유림의 권위와 명예를 회복하겠습니다.

더불어, 세계 속의 한국 전통문화를 창달하기 위하여,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으로 빛나는 삼강오상(三綱五常)의 윤리를 대대적으로 보급하여 충효절의(忠孝節義)를 널리 표창하고, 인성교육과 예절교육을 크게 일으켜 인정이 넘치는 미풍양속을 성균관과 향교 및 서원을 통하여 가르치게 해서, 효도사상으로 가정을 안정하게 하고, 충성심으로 나라를 문명(文明)하게 하고, 신의(信義)로 사회를 명랑하게 하여, 국민이 행복한 새 시대를 건설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현명(賢明)하신 1천만 유림 여러분 !
도덕(道德)은 영원무궁한 진리이고, 정의(正義)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신념으로 제국주의 시대에도 성균관과 향교와 서원을 끝까지 지켜왔고, 사서오경을 읽었습니다. 그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지켜온 학문정신은 여러분의 자랑이며, 민족의 정신문화로서 한국유학사(韓國儒學史)에 찬연히 빛날 것입니다.

존엄(尊嚴)하신 국민 여러분 !
금세기에 있어서, 세계 인류의 유일한 희망은 유교(儒敎)의 부흥입니다. 유교의 현대화, 대중화, 과학화를 전제로 한 유학의 부흥 없이는 인류의 행복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아무런 대안이 없습니다. 현대산업사회의 구조적 모순인 빈부의 양극화, 인간성 상실, 정신문화의 황폐화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유학의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이념을 구현하는 왕도정치(王道政治)의 도덕적 기강을 세우는 길 밖에 없습니다.
성인(聖人)을 높이고 현인(賢人)을 기른 6백년 전통의 민족 성균관을 뜨겁게 사랑하면서 지켜봐 주시기를 삼가 바라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공기(孔紀)2565(2014)년 3월 28일 
성균관장 서 정 기(徐 正 淇) 근배(謹拜)